옛날 통닭 대 치킨

 
 통닭 뜻
토막을 내지 않고 통째로 익힌 닭요리 총칭
 
치킨 뜻
서양요리에 영향을 받은 닭튀김의 일종으로, 토막낸 닭고기에 양념을 한 뒤 밀가루나 전분을 묻히고 끓는 기름에 튀긴 요리

 

집근처에 새 건물이 들어서더니 처음보는 치킨집 간판이 걸렸다.

오픈기념으로 옛날통닭을 4900원에 준다는 광고판이 걸렸지만, 아이들이 좋아해서 자주 먹는 치킨이라 그냥 지나쳤다.

그러다가 보름쯤 지난 오늘 갑자기 옛날통닭이라는 단어에 관심이 갔다.

전기통닭집에서 회전고리에 걸려 돌아가는 납작해진 닭모양이 생각나면서 갑자기 맛이 어떨까 궁금해서 퇴근길 일부러 들러봤다.

옛날 통닭 즉 옛날 옛날 시장통에서 손질된 닭 한마리를 통째로 넣어 튀겨내주던 그런 통닭이다.

언제 그런 통닭을 먹어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만큼 너무 오랫동안 옛날식 통닭을 먹어보지 못했다

토막낸 후라이드 치킨이나 양념 치킨이 닭요리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요즘 옛날 통닭을 일부러 찾아 먹을 일이 딱히 없었다.

 

 

할인하는 옛날통닭 한마리 가지고는 온가족이 먹기 부족해보여 메뉴를 보다가 뿌링클 치킨이 눈에 띄어 같이 선택했다.

프랜차이즈 치킨가게 여기저기에서 온갖 양념된 가루를 뿌려 출시하는 통에 가끔씩 먹어보지만 참 정이 안가는 메뉴이긴 했지만 완전 평범한 맛의 옛날 통닭과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아서 주문해보았다.

아이들이 좋아하겠구나 기대하면서 손이 얼 것 같은 차가운 바람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봉지를 들고 집으로 향했다.

 

 

 

 

역시나 아이들은 단짠 가루인 뿌링클이 뿌려진 토막난 치킨에만 관심을 가진다.

자극적이고 지나치게 바싹하기만 한 뿌링클 치킨을 이겨 낼 수야 있겠나 만서도 너무 괄시받는 옛날 통닭에 마음 한켠이 섭섭했다.

 

옛날 통닭은 말 그대로 겉바속촉이다.

닭껍질째 튀겨져서 찔기면서도 바삭한 맛이고, 속살은 소시지의 육즙을 표현하듯 촉촉하면서도 닭육즙이 입안을 적셔주었다.

이런 촉촉함을 아무리 설명해도 아이들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결국 옛날 통닭 한마리를 내가 다 먹다시피 했다.

 

남녀노소 세대별로 맛취향이 다 다르기는 하겠지만 예전것이 자꾸 밀려나가고 있어서 안타깝고 속이 상한다.

좋은데 어떻게 셜명을 해야할런지 아직까지는 알수가 없다.